2025. 04. 08.

본 글은 2024년 12월 23일 진행된 이문정과 강철규 작가의 대화를 편집, 정리한 것입니다.

작가 강철규(Kang, Cheolgyu)

LEE : 이문정, Kang : 강철규

LEE : 언젠가부터 인터뷰하는 모든 작가께 드리는 질문이 되었다. 미술에 대한 생애 첫 기억은 무엇인가?

Kang : 정확한 첫 기억은 모르겠고, 4살 때부터 스프링 노트에 갑옷을 입은 남자가 칼과 방패를 들고 있는 그림을 자꾸 그렸다. 당시의 그림은 현재 나의 작품에도 조금씩 인용되고 있다. 스케치북이 남아있는 것은 아니지만 그때 기억을 토대로 소년이나 기사 같은 것을 떠올리며 그린다.

LEE : 4살 때부터 그린 이미지를 이후에도 반복적으로 그렸는지 궁금하다.

Kang : 그건 아니지만, 그래도 초등학교 저학년 때까진 그렸고 이후로는 만화 같은 것도 그렸다. 고등학교 때부터는 지금 작업이랑 맥락이 좀 비슷한 그림들을 그렸다.

LEE : 미술을 전공하게 된 계기, 그리고 작가가 되기로 마음먹은 이유는 무엇인가?

Kang : 입시 준비를 특별히 한 건 없다. 부모님이 미술을 전공하는 걸 반대하셨고 학원에 다닐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다. 그래서 그냥 취미로 하려고 했는데 미술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래서 고등학교 3학년 때 준비해서 미대에 진학했다. 그림이 좋아서 미대를 갔고 이후에도 그림이 좋아서 계속하다 보니 그냥 어디선가 전시하게 되었고 사람들이 작가라고 불러주었다. 내가 작가를 하겠다고 다짐한 적은 없다. 흘러가다 보니 작가가 되었다.

LEE : 독학도 가능할 테지만, 현재의 작업으로 유추해 보면, 데생이나 표현의 기본기가 탄탄해 보인다. 선천적으로 미술적 재능이 있었던 게 확실하다.

Kang : 인체를 많이 그리다 보니 자연스레 이해도가 높아진 것 같다. 특별하게 교육을 받거나 해부학을 따로 참고하진 않았다. 다만 평상시에 인체 관찰을 많이 하는 편이다.

LEE : 평상시에 관찰한 것을 그리는 게 재미있었던 건가? 환상적인 장면들이고, 인체가 있는 그대로 똑같이 그려지는 건 아니지만, 재현적이다. 고전적인 의미의 재현과 닮은 부분이 있다.

Kang : 기본적으로 그림 그리기가 좋았다. 어려서부터 말이나 글보다 그림이 첫 번째 표현 수단이었다. 그림을 내 생각과 감정을 직관적으로 보여줄 수 있는 수단으로 인식하지 않았나 싶다. 예를 들어 슬픈 일이 생기거나 하면 슬퍼하는 모습을 그리는 식이다. 참고로 기사는 강해지고 싶다 혹은 나 자신을 보호하고 싶다는 방어 심리를 반영한 것이기도 하다.

<Myself> 24×35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작가를 소개하는 글에서 ‘투사’라는 단어가 나오는 게 조금 이해된다. 작업 속 존재들은 다양한데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존재들이 있다. 이런 것들도 투사의 결과물이라고 볼 수 있는가? 작가가 말하는 투사의 의미도 궁금하다.

Kang : 일반적인 의미는 잘 모르겠다. 문학비평 용어사전에서 투사에 대한 설명을 읽었을 때 내 작업 전체를 아우를 만한 내용이다 싶어서 그걸 계속 인용하고 있다. 주체가 생각하는 감정이나 소망 같은 것들을 외부 세계에 존재하는 것처럼 만드는 작용을 뜻한다. 아마 소설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 허구를 만드는 사람들 다수에게 적용할 수 있는 단어이지 않을까 한다. 다만 내가 투사라고 언급하는 부분의 다수는 현재를 은유적으로 보여주는 것들이다. 그래서 진행형의 성격을 띤다. 하나의 이야기가 이어진다고 보면 된다. 여태까지의 작품 전체를 보면 나 스스로가 반복적으로 등장하다 어느 순간 사라지기도 하는데, 전개를 갖기 때문이다. 오히려 하나씩 분리하면 설명하기가 힘들다. 어렸을 때부터 그리던 게 지금까지 이어지는 것으로 생각하면 이해하기가 더 편하지 않을까 싶다. 또 개인적인 성향으로 직접적으로 드러내거나 말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아서 현재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다른 이야기를 빌려오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LEE : 중세 시대 기독교 미술에는 의미를 전달하기 위해 상징적 형상들이 등장했고, 매우 구체적인 교리의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 미술조차도 오늘날 전혀 다르게 읽히고 감상될 수 있다. 애초에 작가의 의도나 담고자 하는 메시지의 전달이 완벽하게 그대로 이뤄지는 것은 불가능하다. 누구든 자유롭게 읽을 수 있다. 다만 강철규의 작업에는 분명 이야기가 담겨 있을 것 같다고 판단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말해주지 않으면 전혀 알 수 없다. 작가의 인터뷰를 토대로 유추할 수도 있을 텐데 쉽지 않다. 감상자가 자기 식대로 감상하는 것과 작가의 메시지를 어느 정도 받아들이고 파악하는 것, 어느쪽을 원하는가?

Kang : 나의 작품을 좋아해 주는 분들께 죄송하지만 나는 애초에 관객을 염두에 두고 작업한 적이 없다. 그냥 내가 좋아서 그리는 거고 그림에 잠겨 있는 것 자체를 즐기기도 한다. 그린다는 행위를 하는 순간부터 자문자답하며 생각을 정리할 수 있었다. 무엇보다 의미를 밝히고 해석적으로 말할 생각을 하면 거부 반응이 일어나서 최대한 말을 돌려서 한다.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지만 나는 감상자가 어떻게 보든, 어떻게 해석하든 괜찮다. 의미가 왜곡될 수 있다거나 너무 불친절하다는 의견도 있지만 관객이 어떻게 해석하는지 크게 고민하지 않는 편이다.

LEE : 작품 분석이나 해석에 관해 나는 ‘아름다운 오독’이란 표현을 쓴다. 작가가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영역으로 해석했는데 그게 오히려 의미의 확장을 가져올 수도 있다. 다만, 작가가 모든 작품에 등장하는 모든 형상을 해석해 줄 수 없다고 해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것들이나 전체적인 흐름 정도는 밝혀줘도 되지 않을까 싶다.

<Deus Ex Machina> 291×218cm, oil on canvas, 2025, 도판 제공=강철규

Kang : 작업에 관한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할 때 기자들이 좋아하는 이야기가 있다. 유복하지 않았던, 어려웠던 어린 시절의 이야기들이다. 주로 그런 내용들이 기사화된다. 안 그래도 나와 내 작업에 대해 밝히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데 특정한 부분만 반복적으로 기사화되는 상황을 경험하니 거부감이 더 심해졌다. 그리고 나도 잘 모르겠는 부분을 알기 위해 그리는 것도 있어서 내 작품이라도 한정적으로 정의하기 어렵다. 모호하게 설명하는 게 내가 그렇게밖에 모르기 때문일 때도 있다. 스스로에게 이것을 왜 그렸냐고 물었을 때 답을 다 하지 못한다. 다 알아서 그리는 게 아니라 모르기 때문에 그리는 거다. 작가로서 도리를 생각하며 최소한의 출처 정도는 밝히려고 하는 편이다.

LEE : 작가 스스로는 나도 어떤 의미인지 잘 알지 못한다고 하지만 그리다 보면 서사가 생기거나 특정한 이야기를 떠올릴 것 같다. 이야기와 무관하게 특정한 개별 상징-이미지에 투사가 일어나는가? 아니면 특정한 심리나 기억 등이 통일성 있게 투사되는가?

Kang : 정해진 것은 없다. 작업할 때 계획적일 때도 있고 즉흥적일 때도 있다. 다만 특정한 이야기보다는 이미지에서 출발한다. 가령 혼자 생각할 때나 이미지를 떠올릴 때 그리고 싶다는 욕구가 발생한다. 그리려는 이미지에 필요한 것들을 주워 모으다 보면 뭔가가 만들어지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만약 꼭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그와 관련된 이미지를 넣으면서 자연스레 서사가 만들어지기도 한다.

LEE : 작업할 때 그리면서 자유롭게 연상이 되는 실제의 사건이나 상상의 무언가를 생각하는지, 그릴 때는 다른 생각 하나도 안 하고 그리는 행위 자체에만 집중하는지 궁금하다.

Kang : 그림 그릴 때는 온갖 것을 다 한다. 형태, 색감, 구성도 생각해야 하고, 인과 구조도 맞아야 하고, 내가 기존에 이어가던 스토리텔링에서 너무 생뚱맞지도 않아야 하고, 뜬금없다면 그 나름의 맥락이 있어야 한다. 글을 쓸 때 내용도 좋아야 하고 문장도 좋아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일 것 같다.

LEE : 작품 양이 꽤 많은데, 작업에 담긴 이야기는 다 기억하는가?

Kang : 메모하진 않지만 다 기억한다. 참고로 한 작품, 한 작품 그릴 때, 그리기 전부터 워낙 사념이 깊어서 정말 많은 시간 동안 생각하고 또 하니까, 완성하고 시간이 흐른 뒤에도 작품을 보면 당시의 생각들이 발현된다. 30대가 되어 10대 때를 돌아봤을 때 왜 그런 행동을 했는지 떠오르고 유치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것처럼 당시 내가 그 그림들을 그렸는지,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등이 자연스럽게 생각난다. 내가 어떤 작품을 복제하거나 차용하는 식으로 작업하는 스타일이 아니어서 더 가능하다.

LEE : 글로 써도 완벽하진 않지만, 머릿속으로만 생각하면 기억이 변하면서 내용이 바뀔 수도 있다. 나는 과거를 완벽하게 기억하고 있다고 믿어도 그 자체가 왜곡되거나 변형될 수 있다.

Kang : 그럴 수 있지만 내가 역사를 기록하는 것은 아니니까 큰 문제는 없다. 또한 기억의 근본이 송두리째 바뀌는 게 아니다. 예를 들어 어렸을 때 어머니가 사탕을 안 주셨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림을 그렸다가 시간이 지나서 당시에는 어머니의 관심이 원했다는 정도로 후천적 변형이 생기는 거지 원천에 대한 느낌은 한 번도 바뀐 적 없다.

LEE : “이제 회화의 성장에 관심이 있다”고 말하곤 하는데 이건 본인 작업-회화의 성장을 뜻하는가? 만약 그렇다면 기술적인 면도 말하는 것인지 궁금하다.

Kang : 나의 작업을 말하는 것이다. 나는 내가 생각하는 바를 정말 잘 그리는 것-구현하는 것을 첫 번째 목표로 하는데 그러려면 해야 할 게 많다. 여기에는 기술적인 면도 당연히 포함된다. 다만 작품을 완성할 때까지, 심지어 완성 후에도 만족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전에도 인터뷰할 때 많이 말했고, 많이 실리기도 했던 내용인데 작업의 90~95%는 ‘이걸 어떻게 그려낼까, 어떻게 하면 좋은 그림으로 잘 그려낼 수 있을까?’란 생각만으로 작업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자책하고 지치기를 반복한다. 왜 나는 이것밖에 못 그리는지에 대한 불만이다. 그래서 좋은 그림은 뭐가 있는지 계속 찾아보고, 옛날 사람들이 정말 잘 그렸듯이 왜 나는 못 그리나 고민하다 다시 한번 잘 그려보자고 다짐하면서 그린다. 매번 더 발전해 나가려고 노력한다.

<靈獸 Holy beast> 24.5×33.5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작품들을 보면 고전적인 듯 고전적이지 않다. 강철규의 작품을 처음 보고, 바로 대 피터 브뢰헬(Pieter Brueghel Elder)의 <눈 속의 사냥꾼(The Hunters in the Snow)>(1565)을 떠올렸다.

Kang : 고전 미술가들처럼 그리고 싶은데 못 그려서 이렇게밖에 안 나온다. 모든 선대의 작가들, 특히 고전적 미술이라고 불리는 아주 먼 과거에서부터 신고전주의나 낭만주의까지에 이르는 작가들만큼만 그렸으면 좋겠다는 게 내 바람이다. 직관적인 취향을 말로 다 설명할 수는 없는데 나는 고전적 회화가 좋다. 학생 때는 ‘그냥 이런 작가도 있구나’ 정도였다면 회화 작업을 거듭하면 할수록 경이로움을 느낀다. 그때의 회화 작품들이 가져다주는 감동이 더 커지고, ‘내가 감히’란 생각을 할 때도 있다. 그런데 그런 감흥이 모더니즘 시대로 오면 점점 옅어진다. 모더니즘에서는 표현적인 작품 정도가 좋다. 이건 모더니즘 작가들이 훌륭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정말 취향의 문제이다. 나는 작업에 가끔 에드바르트 뭉크(Edvard Munch)나 브뢰헬 등의 작업을 직접적으로 인용한다. 내 나름의 경의를 표현하는 오마주의 의도도 있지만 그들의 작품을 내 작품에 담고 싶기도 하다. 예를 들어 뭉크는 작가들의 작가 같다. 직접 그리는 사람이라 느끼는 건데 정말 최고의 테크니션이 아닌가 싶다. 색감이나 붓 터치나 이런 게 너무 완벽하다. 워낙 다작을 하기도 했고. 그 삶 자체를 많이 본받고 싶다.

LEE : 작업을 보면, 어떤 경우는 밀도가 아주 높고, 어떤 경우는 묘사가 최소화된다. 그 선택은 즉흥적인가? 아니면 담기는 내용에 근거해 모두 계획되는 것인가?

Kang : 말 그대로 내 목표는 활동의 중반기에 아카데믹한 테크니션의 끝까지 갔다가 점점 풀어지는 작업을 완성하는 거다. 나는 그것이 원숙해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중간중간 그런 시도를 하고 있다. 여전히 밀도가 높고 형태가 제대로 잡힌 미술을 하는 것은 내가 아직 잘 못하니 최대치까지 올라가기 위해서이다. 몇 점 시도하다가 끝나긴 했지만, 더 이상 그리지 않는 게 나을 것 같다고 판단하면 중단하고 간직하고 있다. 어쨌든 지금은 단편과 장편, 짧은 호흡과 긴 호흡으로 나눈 것 같은 느낌으로 보면 좋겠다. 여기에는 작품마다 달라지는 내 판단이나 느낌, 때로는 작품의 크기도 영향을 준다.

LEE : <M>(2024)이나 <경계선>(2024), 2024년에 그린 <토네이도> 시리즈가 지금 말한 맥락의 작품인 것 같다. 특이한 점은 분명 붓질을 덜어낸 것 같은데 그럼에도 촘촘해 보인다. 그런데 현재까지 작품 중 가장 대작은 어느 정도 크기였는가?

Kang : 100호 4개가 한 작품이 된 게 가장 컸다.

LEE : 크기 질문을 한 이유는 거대한 회화를 좋아해서이다. 개인적으로 바로크나 낭만주의 시대의 대작들이 주는 엄청난 압도감을 좋아한다.

Kang : 동감한다. 큰 작업을 시도했던 이유가 나의 역량을 키우고 싶어서였다. 대형 작품은 당연히 체력적으로나 생각으로나 힘들다. 몸도 더 많이 쓰고, 고민도 더 많아진다. 아직 결과를 보면 부끄럽지만, 대작을 할수록 회화가 더 좋아진다. 작업실이나 전시 공간의 크기, 운송 수단 같은 현실적인 제약만 없다면 큰 작품을 많이 그리고 싶다.

LEE : 작품의 크기가 다양한데, 어떻게 결정하는가?

Kang : 보통 새 작품을 시작할 때 크기를 먼저 고려한다. 이런 이야기를 할 거니 큰 캔버스에 그려야지가 아니라, 크기를 결정하고 작업에 들어간다. 이번에는 한번 150호에 도전하자, 300호에 도전하자는 식으로 큰 작품을 계획하며 시작한다. 그런데 대작을 하면 호흡이 길어지고 그만큼 체력적으로나 심리적으로 힘들다. 질리기도 하고. 그럴 때 10호 이하의 그림을 그리면서 기분을 전환한다.

<Two fish> 91×72.7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초반에 나눴던 이야기로 돌아가는 것 같은데, 최근의 작업은 특히 서구의 신화나 설화, 전설을 떠올리게 한다. 혹은 고딕 소설에 등장할 것 같은 성이 있고 그 주변에서 벌어지는 일 같기도 하다. 앞서서 기사를 그렸던 이야기를 해줬지만, 워낙 그러한 소재에 관심이 많았는가?

Kang : 예를 들어 반인반수나, 인체가 왜곡되거나 전혀 다른 이미지가 합성되는 경우는 내 개인적인 삶에서 느낀 모순 같은 것들에 영향받았다. 고단했던 삶의 문제들이 동시에 해결되었다. 그때 모순이나 부조화, 약간 꿈꾸는 것 같은 무언가를 느꼈다. 그래서 내 삶도 이렇게 말이 안 되는데 내 그림에서 그런 것들이 나오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하면서 시작했다. 무엇보다 워낙 내 작업이 서양 미술사나 재료를 기반으로 하고 있어서이다. 고전 미술에서 봤던 이미지들이 시각적인 영향을 주었을 거다. 다만 그런 이미지들이 인용되었을 뿐이지 신화적인 의미까지 담은 것은 아니다. <물고기 둘>(2024)처럼 인어가 낚시하는 것 같은 말도 안 되는 것들이 동시다발적으로 내 작업에 나오게 하고 싶은 마음이었다.

LEE : 그러면 그림을 그릴 때 이미지들을 어느 정도 찾아보는가? 예를 들어 인어를 그릴 때는 인어 이미지를 검색하거나 인어가 그려진 그림을 꼼꼼하게 찾아보는가?

Kang : 그동안 그려진 인어의 형태를 찾아보고 작가마다 인어를 어떻게 그렸는지 다 찾아본다.

<강박 Compulsion> 25×25cm, oil on canvas, 2023, 도판 제공=강철규

LEE : 최근작으로 올수록 논리적으로는 말이 안 되는 상황, 어울리지 않다고 여겨지는 것들을 결합한 작품이 많아졌다. 괴물 같은 존재나 상황도 마찬가지다.

Kang : 나는 시각적으로 표현해야 하는 사람이고, 나의 감각이나 감정, 심리처럼 무형의 작용을 이미지로 드러내기 위해 합당한 대상을 찾아야 한다. 나의 트라우마나 두려움 같은 것들을 대상으로 분리할 때 아이디어나 이미지가 떠오르지 않으면 엄청난 압박감을 느끼는데 그게 괴물로 나오거나, 내가 싸우고 있는 모습으로 대변된다. 내가 느꼈던 감각들이 시각적인 대상으로 분출되다 보니 뒤틀리고 변형되어 내 분노나 불안, 압박, 초조함이 그런 형태로 나왔던 것 같다. 다만 이게 모든 작업에 해당하지는 않고 특정 시리즈에 한정된다. 내게 들러붙어 있던 문제들이 해결되면서 내 과거에 대한 혐오나 다시 반복되면 안 된다는 다짐들이 과거의 나를 투사하는 존재를 처형하거나 체벌하는 방식으로 표현되었고, 자연히 기이하거나 폭력적인 이미지들도 등장하게 된 것 같다. 그동안의 염증 같은 게 곪아 터질 때의 작업이 어둡고 우울하다. 힘들 때, 그 당시에 뭐든 해야겠다, 이런 생각으로 살면 진짜 큰일 나겠다는 생각이 들면서 강인한 남성의 모습이나 사냥하는 모습이 등장했다. 그러다 사냥감을 획득했을 때의 모습이 나왔다. 이런 작품들이 신화적으로 보이기도 하고 기괴할 수도 있다. 지금은 거의 다 사라졌다. 삶의 아이러니에 빠져 있던 시기는 지난 것 같다. 지금의 작업은 오히려 욕구, 통제, 균형과 연결된다. 내 삶이 안정되니 그동안 미처 인식하지 못했던 욕구 같은 게 터져 나왔다. 그런 나를 비판하고 싶었고 작업에도 반영되었다. 아라리오 갤러리에서 처음 전시했을 때는 사슴의 몸통이나 고기 부분을 포획한다면 지금은 <트로피> 시리즈처럼 사슴이나 무스(moose)의 머리를 트로피 형식으로 가져온다. 실제 생활이 드러난 것인 동시에 나도 인식하지 못했던 허세 같은 마음, 욕구를 스스로 비판하려는 마음을 전복시켜 표현하는 거다. 올바르게 정신 차리고 작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경각심이 발현되어 인위적으로 재난들을 담게 되었다. 그래서 물고기 여러 마리를 목에 치렁치렁 매달거나, 사슴 머리를 등에 메고 가거나 하는 상황과 반대되게 토네이도나 번개 한 가운데서 사람이 날아갈 것 같은 이미지가 상반되게 나오고 있다.

LEE : 작품에 작가의 삶과 생각이 고스란히 담긴다. 작품이 분신 같은 의미인가?

Kang : 분신보다는 배설물에 가깝다고 말해야 할 것 같다. 그때마다 쌓인 것들 작품에 뱉어놓으면 종료되는 느낌이다. 물론 계속 뱉어낸다고 해도 내 안에는 계속 쌓이기 때문에 완전히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 내 안에 담기는 다음 것을 위해 밖으로 내놓는 것에 가깝다.

<Trophy 1>, 30×30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동물의 머리를 박제한 형상이 반복적으로 등장하고 제목이 ‘트로피’인 것이 딱 들어맞는다. 실제로 전쟁에서 승리한 패배한 장수의 머리를 참수한 뒤 걸어놓거나, 그리스 신화 속 메두사의 머리, 사냥한 동물 머리를 박제하는 것은 트로피, 전리품의 의미가 있다. 의기를 높이고 기선을 제압하는 의미도 있을 것이다. 그래서 승리지만 동시에 매우 폭력적인 형상이다.

Kang : 그래서 인용도 하고 변주하게 된다. 나로 대변되는 인물의 목 위에 검은 구를 놓는 데에서부터 시작했다.―<강박>(2023)― 이건 나의 의지를 약하게 만드는 어떤 강박 같은 심리를 담는다. 대체로 뇌에서 일어나는 일이라 얼굴 자리에 놓은 것도 있다. 그러다 목에 관한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다. <오랜 지배자여>(2024)와 <낚시하는 인어와 내몰리는 염소>(2024) 등의 작업에서 염소는 부정적 대상에 가깝다. 부정적 대상에 대해 부연하면, 문제와 직면하고 나아가기 위해서 부정적인 것이 무엇인지 알아내는 일이 먼저였다. 다만 초반에는 그것들이 워낙 거대하고 무서워서 무엇인지 알 수 없었기 때문에 검은 구로 출현하게 되었다. 돌이켜 보면 내게 부정적인 것은 대체로 억압하는 것, 주저하게 하는 것, 나아가지 못하고 회피하게 만드는 것이다. 스스로 나아가고자 성장하고자 하기 시작하면서 이것들에 안간힘으로 맞서고 있다. 그 적대적인 투사 도상으로 염소도 나오게 되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서양 미술사에서 많은 힌트도 얻고 인용도 하는데 염소가 주로 악마로 등장하는 것이 작업에선 적대적인 투사 도상으로 적합했다고 보면 된다. 한편 내게 닥친 난관들을 조금씩 이겨 나가고 극복한 것 같다는 의미에서 인물이 어떤 머리를 들게 할 때도 있는데 내면의 승리를 뜻한다. 앞서 말한, 비판적인 동시에 내 상황을 빗대는 상징이다. 자랑하는 것은 아니다. 비판하는 것에 가깝다.

<체벌 corporal punishment> 53×45.5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검은 구를 보면 주로 사람의 얼굴 위치에 놓이지만, 풀밭에 있기도 하고, 공중에 떠 있기도 하다. 의미는 전부 비슷한가? 의미와 무관하게 보면 초현실적이거나 SF적인 분위기를 풍긴다.

Kang : 대략적으로는 비슷하다. 내가 겁에 질려 있거나 강박적인 상황이거나, 내 자의식이 아닌 무언가가 발동될 때 검은 구를 그리는 편이다. 공포에 빠져 무언가를 온전히 하지 못하는 느낌이 들 때, 너무 나를 밀어붙여서 강박적으로 느껴질 때 등장한다.

LEE : <체벌>(2024)도 그와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을 것 같고 <마이셀프(Myself)>(2024)는 지금까지 작가가 말한 것들을 함축하는 것처럼 보인다.

Kang : 나 자신을 끝없이 직시하려는 거다. 장단점이 분명한데 어떨 때는 동기부여가 되고, 뭔가를 성취하기 위해 분발하게 만든다. 반대로는 자기 억압이 강해서 버티기 힘들 때도 있다. 아직 잘 모르겠다. 사람들이 작업을 좋게 말해주면 감사하지만 어떨 때는 그런 긍정적인 평가가 와닿지 않는다. 나는 내 작업을 마지막까지 비판하고 있는데 칭찬해 주고 심지어 소장하는 분도 있으니 신기하기도 하다. 사실 나는 작업을 할 때 자신 없어 한다.

LEE : 본인 작품이 마음에 들지 않는가?

Kang : 마음에 들었던 적은 정말 없다. 그냥 고생했다 이 정도이고, 다음에는 더 잘해야지 마음을 다잡는다. 부분들을 보며 이건 잘 표현했다, 적절했다, 이런 식으로 평가할 때는 있다. 그러나 곧 내가 아닌 다른 작가들의 훌륭한 작품을 보며 자괴감도 들고, 불만족스러워진다. 간략하게 하고 싶어도 마음에 안 들어서 계속 손을 대고, 그러다 보면 자연히 밀도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편향 Bias> 89×145.5cm, oil on canvas, 2022, 도판 제공=강철규

LEE : <편향>(2022)에 관한 설명을 부탁한다. 말 그대로 작품이 궁금하다. 한 거대한 인물이 무릎을 꿇은 채 땅에 이마를 대고 있고, 풀밭에 난 구멍마다 사람들이 들어가 있다.

Kang : <편향>을 말하려면 <오렌지 힐(The Orange Hill)>(2017)을 먼저 설명해야 한다. 언덕에 사람들이 있는 주황색 풍경이다. 당시의 나는 죽음에 깊이 빠져 있었다. <오렌지 힐>을 그릴 당시 내 인간관계 속에서 누가 죽었고, 죽어가고 있는지 생명력에 따라 투명도를 조절해서 그렸다. 자세히 보면 흐릿한 사람과 선명한 사람들이 함께 있다. 완전 투명 인간처럼 그려진 사람도 있는데 죽어가는 사람이나 죽은 사람이다. 죽은 사람은 투명도 자체도 없을 거다. 그러다 2020부터 내 주변의 인간관계가 아니라 나의 다중적인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다. 오렌지힐이 투명도였다면 <편향>은 물에 잠긴 깊이로 나타냈다. 내 안의 노인 같은 부분, 어린아이 같은 부분, 여성스러운 부분 등등을 잠긴 정도로 표현했다. 물론 그림으로 그려낼 때는 실제보다 감각하거나 느낀 바를 과하게 증폭시키기도 한다. 작업 방식이 이렇다 보니 때로는 그림 속 인물들이 내 다른 자아의 모습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예를 들어 분노라면, 분노라는 감정에서 끝나는 게 아니라 분노라는 자아가 있다는 식이다. 강철규라는 인물이 혼자 있을 때, 가족과 함께 있을 때 등등, 상황별로 자아가 나뉘고 나는 그 각각의 자아를 다 분리해 생각하면서 그리는 거다. 인물 묘사를 하면서 내 안에는 또 어떤 나의 모습이 있는지 생각하고 그렸다. 중앙에 크게 그려진 인물은 요가 자세를 취하고 있는데, 생각하는 자세이기도 하다. 전체적으로 기울기가 삐뚤어진 것은 내가 나를 보는 관점은 다 편향적이니 수평선도 안 맞고 다 뒤틀려 있다고 생각해 ‘뒤틀림’이란 단어를 가지고 시작해서이다.

LEE : 지극히 내적으로 침잠하는 작가다.

Kang : 그렇다. 프로이트(Sigmund Freud)를 깊이 공부하진 않았지만, 나는 내가 일종의 정신병적인 요소를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내게 드러나는 어떤 징후와 증상들을 확인하며 작업한다. 단 게 먹고 싶으면 왜 그런지 종합적으로 과하다 싶을 때까지 생각하고 내 나름대로 그것의 바탕이나 소감을 써보는 정도라 여기고 있다. 내 경우에는 언어보다 그림으로 표현했을 때 나의 상태를 가장 잘 표현하는 것 같다. 그림은 은유적인 것 같지만 그 무엇보다 직관적이다. 그리기는 나의 본질적인 언어 수단이다.

LEE : 그래서 구상적인 회화 작업을 하는 것인가? 추상화는 앞으로도 전혀 계획이나 마음이 없는 건가?

Kang : 아직은 인물이 없는 소설을 상상하긴 힘들다. 물론 나중에 그런 그림을 그린다면 인간에게 싫증 났다거나, 내가 더 이상 등장하지 않아도 된다거나, 아니면 풍경만으로 다 표현이 되겠다 싶을 경우처럼 그만한 이유가 있을 거다. 지금도 그런 그림이 가끔 등장한다. 한편으로 추상 자체를 내가 넘볼 수 없는 영역이라 여기는 것 같다. 내가 생각하는 추상은 엄격한 과정이 있다. 나는 도상이 꽉 채워졌다가 흐려져 점차 없어지는 형태에서 나오는 추상을 원하고 있다. 그래서 만약 나중에 추상 작업을 한다면 정말 원로가 될 때쯤이지 않을까 추정한다.

<M> 27.6×22.2cm, oil on canvas, 2024, 도판 제공=강철규

LEE : 만약 <M>이나 <W>(2024)처럼 시각적으로 단순화된, 마치 시각적으로는 추상 미술로 진입하는 듯한 징후가 찾아지는 작품, <평형>(2024)처럼 표현적이지만 추상적이기도 한 작품들, 형상이 찾아지지만, 배경은 색채로 채워져 회화의 평면성을 일정 부분 확인할 수 있는 <롱 베케이션(Long Vacation)>(2020) 같은 작품들을 보면 추상성이 충분히 찾아진다. 관련해 회화의 정체성이나 특성을 어느 정도 염두에 두고 작업하는가?

Kang : 예전에는 했는데, 내 작업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런 것보다는 어떻게, 얼마나 해야 잘 그릴 수 있는가를 매일 생각한다. 회화의 정체성이나 특성에 관한 부분은 학술의 영역에서 다뤄볼 법한 내용이고 내가 그림 그릴 때는 그것까지 생각하지 않는다. 현재의 내가 굳이 고민해야 하는가 싶기도 하다. 미술에 관한 미학적이고 이론적인 개념들은 나에게는 논외이다.

LEE : 그러면 회화의 프레임에 관한 생각도 하지 않는가? 동시대에 회화 작업을 하는 작가들은 프레임을 변형하거나 밖으로 나오려는 시도처럼 프레임의 가능성이나 한계를 탐구하고 그것을 반영해 작품으로 보여준다.

Kang : 회화의 사각 프레임이 무한한데 굳이 밖으로 나올 필요가 있는지 모르겠다. 그러한 생각을 굳이 하지 않는다. 나에게 사각 틀은 매우 안정적인 바탕이다. 그리고 캔버스가 전시장 벽에 붙어 있을 때 안심된다. 그 외는 군더더기처럼 느껴진다. 전시장 공간도 중앙이 비어 있는 게 좋다. 내가 고전적인 취향을 가져서인지 그런 부분은 보수적이다. 사각의 프레임 안에서 할 수 있는 게 무궁무진한데 굳이 그걸 벗어날 이유가 없다. 예를 들어 바이올린을 연주할 때 현만으로 표현하기도 바쁘고 그것을 연구하기도 벅찬데 바이올린을 벗어나야겠다고 생각한다면 그건 바이올린이랑 맞지 않는 사람인 거라는 게 나의 입장이다. 그냥 다른 악기도 하고 싶다거나 다른 음악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만약 내가 사각의 프레임을 벗어나고 싶다면 회화가 나와 안 맞는 거다. 프레임에서 벗어나려 한다거나 전시장 중간이 비어서 허해 보인다면 그건 내가 그림을 제대로 그리지 않은 거다. 부실하니 자꾸 다른 것으로 채우고 싶은 거다.

<벼락 Lightning> 33.7×24.7cm, oil on canvas, 2025, 도판 제공=강철규

LEE : 전체적으로 작품의 톤이 조금 묵직하면서 불투명하다. 주조색이 있는 것처럼 보인다. 어떤 방법으로 물감을 사용하는가?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어 쓰지 않는 작가도 있고 반드시 섞어서 자기만의 색을 만드는 작가도 있다. 앞선 답변에서 색조도 정말 많이 고민한다고 답했다.

Kang : 역으로 답해 나가면, 튜브에서 나오는 물감을 그대로 쓴 적이 없는 것 같다. <고잉 홈(Going Home)>(2023)의 예를 들면 나무가 있고, 멀리 숲도 보이고, 눈 내리는 하늘도 있다. 이럴 땐 실제 그런 날씨와 시간대의 분위기를 상상한다. 매번 색감을 맞춰나가는 게 힘들다. 그래서 이리저리 바꾸고 수정하는데, 그러다 보니 많은 물감층이 쌓인다. 그래서 작품을 끝까지 이끌어 가면 시작할 때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로 완성되기도 한다. 처음부터 한 번에 완성되는 작품이 하나도 없었다. 내가 원하는, 작품에 맞는 분위기를 자아내기 위해 6~7회씩 다시 그리기를 반복하기도 한다. 잘 안 풀릴 때는 밀도를 쌓는다고 생각하며 어떻게든 완성한다. 어떻게든 끝까지 끌고 간다. 그런 면에서 수정이 가능한 유화는 내게 참 잘 맞는 재료이다.

LEE : 작업 전에 드로잉이나 연습 작업은 얼마나 하는가?

Kang : 잘 안 한다. 물론 데생은 그냥 그림 그리는 사람이니 기본이다. 다만 그건 시간 날 때 그냥 하는 거다. 나는 드로잉이나 밑 작업의 의미를 넓게 보는 편이라 내가 그린 것뿐 아니라 작업의 가장 작은 단위, 작업의 출처를 드러내는 것도 여기에 포함한다. 즉 스크랩한 것들, 내가 생각하고 글 쓰는 것들이 다 드로잉(의 기반)에 들어간다. 연필로 그리는 것에서 의미가 많이 확장된 편이다. 나는 작업 노트를 4~5 페이지 정도의 단편 소설을 쓰듯이 작성한다. 왜 이 작품이 성립하고 전개되는지 은유적으로 담는 거다. 그림은 지금, 현재를 은유적으로 표현하는 것이고, 글은 이것을 말하기 위해 한 번 더 가공된 거니 글 쓰기는 2차 가공이다. 다만 나는 작업 노트를 공개하는 것에는 거부 반응이 있다. 인터뷰하거나 관객들과 대화하면 하게 되는 생각인데, 내 작업의 시각적인 특성 때문에 일정 부분은 어쩔 수 없지만 내 작업 감상이 너무 해석적으로 흘러가는 것 같다. 그게 관람의 재미를 줄 수도 있지만 무조건 해석하고 작품 속에서 명확한 이야기를 전달받아야만 좋은 감상은 아니다.

LEE : 작업에 관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Kang : 나는 음악을 가장 잘 누리는 사람은 그것을 전공한 사람들이라 생각한다. 그림도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가장 좋아하고 즐긴다고 생각하며 작업한다.